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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한예종지정희곡 임차인 여자 예상독백 주인


    written by 김선국
    2012-07-11 13:12:59


    주인 : 어머, 내 정신 좀 봐. 내려가야 한다구 생각하면서도 아직까지 그냥 이러고 있네. (사이) 내가 귀찮게 하고 있는 거죠? 괜찮아요. 솔직하게 말씀하셔도. 나도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어머,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야. 이삿짐을 정리하려면 시간도 걸리고 또 정신도 없을 텐데. 그렇죠? 도 피곤할거고. 주인이면 주인이지 왜 이렇게 이사 온 첫날부터 사람을 괴롭히는 거야? 나라면 그렇게 생각하겠어요. 걱정 마세요. 전 제가 하는 일을 모르지 않아요. 그런 것도 모를 만큼 교양 없인 살지 않았어요. (사이) 미혼이라 하셨었죠? 그래요. 아가시가 방을 보러 오셨을 때부터 정말 맘에 들었어요. 혼자라고 해서요. 아, 이제야 맘 편하게 살 수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죠. 아니 그것 말고도 아가씨 인상이 너무 좋아서 그랬을 거야. 참, 아까 계약서 쓸 때 전에 여기에서 살던 여자 보았었나? 남편은 성격이 무난한 편인데 부인이 좀 괄괄했죠. 맞벌이다 보니 집안 살림도 엉망이구요.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혼자서 하루 종일 있다 보니 엄마가 올 때 까지 자지 않고 기다렸죠. 불쌍한 아이죠. 방과 후에 하루 종일 혼자 노니까요. 내려와서 놀아도 된다고 했는데도 그냥 2층에서 혼자 놀더라구요. 낯가림이 심한 아이였나 봐요. 낮엔 집이 조용했어요. 하지만 12시만 넘으면 무척 시끄러웠죠. (안방을 가리키며) 저 방에 침대가 놓여있었거든요.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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