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 (사이) 참, 아까 미혼이라고 했었나? 어머, 내가 참 별걸 다 묻네. 혼자 사는 아가씨한테 미혼이라고 묻다니. 뭐 다른 의미는 없어요. 나 아가씨 나이를 묻는다거나 또 어느 직장에 다니느냐 뭐 이런 거 절대 묻지 않을 거니까 걱정 마세요. 내가 뭐 그 정도 교양 없는 여자는 아니니까. (짐 정리 다하고 정식으로 초대하겠다는 여자) 아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 아가씨한테 그런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우리 둘 다 위 아랫집에서 각자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초대를 하면 주인인 제가 해야지 전세 사는 아가씨가 그럴 필욘 없어요. 그렇잖아요? 제 본심이에요. 하긴 내가 임대인이고 아가씨가 임차인이지만 아가씬 당당하게 전세비를 지불했고 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으니까 계약상으론 엄연히 아가씨가 2층 주인이라고 해도 되겠네. 하지만 아래층에 있다 보니 자꾸 아가씨한테 관심이 가는 걸 어떡하겠어요. 그래서 잠깐 올라온 거뿐이예요. 새로 아가씨가 들어왔는데 모른 척 하고 있는 것도 얼마나 비인간적이겠어요. 너무나 무심하고. 그렇잖아요, 아래층엔 주인인 제가 살고 여기엔 아가씨가 오늘부터 생활할건데도, 오늘 이사 오셨는데 모른 척 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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