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트: 페하, 국왕으로서 항상 제가 받들어 모시고 부친처럼 효성을 다 바쳐온, 상관으로서 따르며 저의 은인으로서 기도할 때마다 잊지 않았던 리어 왕이시여... 차라리 쏘아주십시오. 화살촉이 제 심장을 꿰뚫어도 좋습니다. 폐하께서 제정신이 아니신데 켄트쯤 무엄하게 군들 어떻습니까? (리어 왕이 격노하여 칼을 잡는 것을 보고) 노왕이시여, 무엇을 하시렵니까? 왕이 아부하는 자에게 굴복한다고 해서 충성을 다하는 자가 진언하기를 두려워할 줄 아십니까? 왕의 위엄이 섣불리 농락당할 때, 명예를 존중하는 자는 모름지기 정직해야 합니다. 왕권을 그대로 보존하십시오. 매사에 신중하시어 이 경솔한 처사만은 중지하십시오. 제 목숨을 걸고 한 말씀 올립니다만, 막내딸이 막내라 해서 효성도 꼴찌에 처지는 것은 아닙니다. 낮은음성이라 할지라도 정성만 깃들여 있으면 그 사람의 마음은 빈 것이 아닙니다. 이 목숨은 폐하의 적들에게 내던져진 담보에 지나지 않습니다. 폐하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제 목숨은 버려도 좋습니다. 리어 왕이시여, 똑똑히 보십시오. 그리고 저를 언제나 폐하의 눈동자 한복판에 자리 잡게 해주십시오. 정녕 아폴로 신께 맹세하여 말하건대 폐하, 폐하는 헛되이 제신들에게 맹세하고 계실 뿐입니다. (리어 칼에다 손을 가져다댄다) 칼을 빼십시오. 의사를 죽이고 저주스런 병마에 사례를 하십시오. 폐하의 결정을 취소하지 않으시면, 제 목에서 소리가 나는 한 계속해서 폐하의 잘못된 소행을 지적해드릴 뿐일 테니까요. 폐하, 안녕히 계십시오. 자유가 떠난 이 나라엔 추방만이 남는군요. (코델리아에게) 공주님의 생각은 그지없이 훌륭하였습니다. 제신들이 공주님을 그들의 피난처로 인도해주기를 기원합니다. (고네릴과 리건에게) 과장된 말씀이 실천되어 사랑의 말씀에서 좋은 결과가 생겨나기를 빕니다. (일동에게) 켄트는 이제 여러분에게 작별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새로운 나라에 가서도 그전처럼 뜻을 펴며 살아가겠습니다. (켄트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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