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날 끌어당기는 마샤, 가지 말라는 올가, 이리나, 사람들에게) 제발 좀 내버려둬. 이젠, 됐어요, 됐어요. (얼굴을 닦는다) 난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기 때문에, 그 뭡니까, 약간 정신이 흐리멍덩합니다. 4시까지 책을 읽다가 누웠습니다만 도무지 잠이 와야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사이에, 요즘은 날이 빨리 새기 때문에, 해가 사정없이 침실로 비쳐들더군요. 올여름, 여기 있는 동안에 영어책을 한권 번역해 보려고 생각해서 말이죠.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묻는 베르쉬닌에게) 네, 아버지께선 교육을 위해서 우리를 꼭 졸라 매셨으니까요. 이렇게 말하자면 무척 우스꽝스럽고 시시하게 들립니다만 어쨌든 솔직히 말씀드려서 아버님이 돌아가시고부터 나는 무럭무럭 살이 쪄서 1년 만에 이렇게 뚱보가 되고 말았어요. 마치 내 몸이 자유 천지로 해방이라도 된 듯이 말입니다. 아버님 덕분에 나도, 누님이나 여동생들도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를 약간씩은 할 수 있고, 일리나는 이탈리아어까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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