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히오:( 마당 안쪽으로 뛰어 내리며) 여기까지 그 떼거리들이 따라 오지는 않겠지. - 저들이 사창가나 뒤지고 있는 동안 난 숨을 좀 돌릴 수 있을 거야... 윗도리는 찢어지고 주머니는 텅 비고,아주 하찮은 사람들 앞에서도 안전 하질 못하니. - 낮이 되면 숲속에서 지내야지. 십자가를 하나 밟아 뭉갰구나. 꽃은 오늘 안으로 얼어붙겠군. 주위의 땅은 황폐하고... 죽음의 나라야. 지붕 밑 창에서 기어나오는 건 여기가지 온 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난 심연 위에 매달려 있는 거야. 모두 가라 앉아 사라져 버렸어. 오! 거기 그냥 그대로 있을걸! 왜 그 애가 나 때문에! - 왜 죄를 지은 내가 아니고.- 알 수 없는 섭리야.- 돌을 쪼개면 굶는 벌이라고 난 달게 받았을 텐데...! 더 주저 할게 뭐가 있겠어? -범죄엔 범죄가 따르는 거지. 난 어쩔 수 없이 진흙수렁이에 빠진거야 끝을 낼 힘도 없다.- 나 나쁘지 않았어. -난 나쁜 놈이 아니야 .-나쁜 놈이 아니야... 살아 있는 인간으로 나처럼 무덤을 부러워하며 방황하는 놈도 없을 거야. 챗! -용기가 안 나는구나. -오! 광증이 날 덮쳤으면- 그것도 이 밤이 가기 전에! 저쪽 새로 판 무덤에 가서 찾아 봐야 겠다.- 비석마다 바람 부딪히는 소리가 다르구나 -짓눌린 교향곡이야.- 썩어 문드러진 화환이 부러져서도 길 다란 끈에 매달려 조각조각 대리석 십자가에 매달려 흔들거리는군, 허수아비 숲이야.- 무덤마다 허수아비. 모두가 하나 같이 끔찍스러워. 악마가 저 높은 십자가를 발판으로 삼아 도망쳐 가지. -금색 글자들이 차갑게 번뜩이는 구나... 능수버들이 신음 소리를 내며 길디긴 손가락으로 글자들을 더듬고... 구름이 그늘을 지우는 군. -뭐가 바빠서 저렇게 서두르고 흐느껴 대는지. 마치 군대 사열이라도 하듯이 동쪽으로 솟아 오르는 걸. -하늘엔 별도 하나 없고 . 이 정원을 둘러 서 있는 상록수? 상록수?-- 애..!!
내가 그 애의 살인자야. 그애의 살인자! 내게 남은건 절망 뿐이야. 난 여기서 울어선 안돼. 여기를 떠나자.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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